Page 198 - 선림고경총서 - 28 - 고애만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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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장 위의 뽕나무 가지는 버들가지를 흔든다.가장 괴로운 것은
북선(北禪)스님이 농악을 울려 큰길의 소[露地牛]를 삶는 일이니,
지옥에서 들려오는 덜덜 떠는 소리를 어찌할꼬?사람들을 부추겨
가죽과 뼈를 챙겨 놓고 여유 있는 웃음 속에 칼을 감춰 넣는구나.
쯧쯧!태평세계에는 창․칼을 쓰지 않는 법이니라.”
이 글을 읽어보니 마치 엿을 먹은 뒤에는 자연히 나물국 생각
이 없어지는 것과 같은 기분이 된다.
아!고선(枯禪自鏡:절옹스님의 스승)스님은 법 전할 곳을 얻었
다고 할 만하다.법유(法乳)는 한 근원이어서 다른 맛이 없음을 분
명히 알겠다.
23.감당키 어려운 주지노릇/벽지암주(辟支巖主)입견(立堅)
벽지암주(辟支巖主)입견(立堅)은 삼산(三山)어계(漁溪)사람이
다.처음에는 쌍공후(雙箜篌)를 켜며 생계를 꾸려 왔는데,어느 날
갑자기 깨달은 바 있어 응림산(應林山)으로 들어가 양식을 마련한
후 큰 나무 밑에 살았다.그의 처자가 뒤쫓아 찾아오자 다급하게
삭발을 하고서 포주(莆州)낭산사 벽지암에서 숨어 지냈으며,그
후 탁발승이 되었다.순우(淳佑:1241~1252)연간 군수 임희일
(林希逸)이 귀산(龜山)진침사(陳沈寺)의 이선도량(二禪道場)으로 그
를 초빙하자 어쩔 수 없어 취임하였지만 얼마 후 벽지암을 그리
워한 나머지 도반에게 서찰을 보냈다.
“무릇 주지란 대중의 모범이 되어 부처님을 대신하여 법을 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