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7 - 선림고경총서 - 28 - 고애만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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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애만록 下 197


               22.절옹 순(岊翁淳)선사의 법문



               절옹 순(岊翁淳)선사는 복주 석절현(石岊縣)사람이다.타고난
            성품이 남의 착한 일에 칭찬하기를 좋아하였고,후진에게 힘을 다
            하여 자리를 잡도록 추천하였으며,개법(開法)하기 전부터 그의 법

            어는 총림에 두루 퍼졌다.경성사(慶成寺)주지로 있을 때 방장실
            에 앉아 말하였다.

               “이곳을 열면 저쪽 길이 막힌다.어째서 그런가.난치병을 다스
            리고 죽을 사람을 일어서게 하기 때문이다.사 도구(謝道舊)가 말
            하기를 ‘검지(劍池)곁 송봉(松峯)아래,깎아지른 절벽 위를 몇 번

            이나 함께 갔던가?당나귀를 끌고 와 말이라고 우겨대는구나’하
            였다.악!이 무슨 이야깃거리냐.”
               또다시 말하였다.

               “2월 초하루 좋은 소식 하나는,복사꽃은 붉게 타고 오얏꽃은
            하얗게 핀 것이라.검지연못 곁 양대백(楊大伯)이 웃음 웃다 허리
            띠를 잊어버리고 지금까지 찾지 못했네.악!무슨 상관이냐?”

               또다시 말하였다.
               “마른나무 둥지를 싸늘히 지키고 앉았다가 몸 돌릴 곳이 없게

            됨은 대부분 때를 놓쳤기 때문이다.한 차례 뼛속까지 스며드는
            추위가 지난 뒤에 몸과 마음이 풀리고 상쾌해지면 따뜻한 봄바람
            이 흠뻑 불어오는 법이다.참선하는 납자가 방울 같은 두 눈으로

            하늘땅을 꾸짖고 신기(神機)를 놀리면 세상의 풍운도 스스로 달라
            지게 된다.이에 술잔을 올리고 종이돈을 불사르고 머리를 조아려

            풍년을 축하하려 해도 차가운 바람 우수수 불어 나뭇잎 휘날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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