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4 - 선림고경총서 - 28 - 고애만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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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끄러운 저자거리에도 입구가 있는 것은 다만 사람들을 위해
굳이 드러낸 것이다.새 장로들이여,걸음을 걸을 적에 팔을 흔드
는 것은 나쁠 게 없다.”
이어 대중스님을 돌아보면서 “나를 따라오너라”하였다.
쌍삼스님은 목전에 있는 사물을 근거로 하여 자유롭게 설법하
였는데,그것은 모두가 신비스러운 약이며 환골탈태하고 죽은 자
를 살리는 처방이었다.무엇 때문에 하필 다른 데서 찾으려 하는
가?
28.화두를 깨닫고 다시 선지식을 찾아뵙다/
형수 여각(荊叟如珏)선사
형수 각(荊叟如珏)선사가 영암사(靈巖寺)에서 여름 결제를 지낼
때,치둔스님은 그에게 ‘개에겐 불성이 없다[狗子無佛性]’는 화두
를 들게 하였는데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그 뜻을 알았다.이로 인
하여 잠 무은(潛無隱)스님에게 깊은 마음을 토로하자,무은스님은
“옳기는 하지만 아직 미세한 번뇌[命根]는 끊어지지 않았으니 다
시 밖으로 나가 선지식을 뵈어야만 할 것이다”하면서 순암(淳庵)
스님을 찾아가 보라고 당부하였다.
형수스님이 화장사(華藏寺)에 도착하여 반년이 되도록 아무런
소득이 없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공양시간을 알리는 화판(火板)소
리를 듣고 막혔던 의심이 모두 풀렸다.순암스님에게 말하니 순암
스님은 북을 울려 개실(開室)을 알렸다.형수스님이 종종걸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