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5 - 선림고경총서 - 28 - 고애만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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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애만록 下 205
선실 안으로 들어오니 순암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부처인가?”
“ 들꽃이 길에 가득히 피어 있습니다.”
“ 무엇이 불법인가?”
“ 밀주[私酒]에 취한 사람이 많습니다.”
“ 무엇이 승려인가?”
“ 바리때 아가리가 하늘을 쳐다보고 있습니다.”
“ 아직 멀었다.나가라.”
후일 형수스님이 치둔(癡鈍)스님의 문하에 머무를 때,선실에서
‘무엇이 부처인가’라는 화두를 들어 설법하는 말을 듣고 큰소리로
“얼어터진 겨울 참외다”하고는 이어 게송을 지었다.
무엇이 부처냐고.얼어터진 겨울 참외지
서릿발 서린 얼음을 깨어 무니 이가 시리네
꼭지엔 아무런 싹이 없지만
일 년에 한 차례씩 꽃이 핀다네.
如何是佛爛冬瓜 咬着氷霜透齒牙
根蔕雖然無窖子 一年一度一開花
형수스님은 대중에 있을 때 무은(無隱)스님과 쌍삼(雙杉)스님의
덕을 많이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