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0 - 선림고경총서 - 28 - 고애만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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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3.영은사 주지가 되어/석전 법훈(石田法薰)선사



               석전 훈(石田法薰)선사가 말하였다.
               “내가 영은사 주지가 된 것은 정말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사
            람들이 많아서 여기저기서 부딪치고 선상(禪床)모서리까지 조여

            드니 돌아서 피할 길이 없구나.다만 조사의 문호를 지키기 위하
            여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나왔으니,이를 일러 ‘이곳엔 주사(朱砂)

            는 없고 붉은 흙이 그저 상품이라’고 하는 것이다.그러나 요즈음
            세상을 보니 그 붉은 흙마저도 점차 없어져 앞으로는 진흙이나
            먹게 되겠구나.이야기가 이 지경에 이르니,정말 사람의 마음이

            서글퍼진다.”
               아!도에 뜻을 둔 사람으로서 이 말을 들으면 마음이 어떨까?




               34.돈으로 주지자리 사는 풍조에 대해 부당함을 조정에

                   알리는 상소/ 쌍삼 중원(雙杉中元)선사


               쌍삼 원(雙杉中元)선사가 가희(嘉熙:1237~1240)연간 석전(石

            田)스님 문하에 제일수좌로 있을 때였다.재상에게 조정에서 새로
            내린 조치 때문에 사호(師號)와 금환(金環)과 상간(象簡)을 금전으

            로 사는 데 대한 부당함을 서신으로 올려 말하였다.
               “정월 13일 경덕 영은선사의 전당수좌(前堂首座)이며,전 가흥
            부 천령사 주지 중원(中元)은 삼가 향 연기에 몸을 씻고 추사대승

            상국공(樞使大丞相國公)께 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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