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4 - 선림고경총서 - 28 - 고애만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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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와 법호[師號]등을 주면서 금환․상간 및 넉 자로 된 선사의
법호를 하사하여 큰 사찰과 도관의 주지가 되게 한 일이 있었다.
그리하여 승복과 법호를 내릴 때마다 삼백 꾸러미의 돈으로 도첩
을 팔되 관원임명의 조례[品官條制]에 준하여 임명하며 관직이 없
으면 임명하지 않고 하사한 승복이 없으면 주지가 될 수 없었다.
그러다가 이 상소를 계기로 그 일이 중지되었으니 이 어찌 불법
을 비밀스러이 가호하는 자의 마음 씀씀이가 아니겠는가.
쌍삼스님은 주지로 있을 당시 몹시 고고하고 담박한 생활로 수
도에 전일함은 기 간당(機簡堂)스님과 같았으며,어두운 암실에 혼
자 있을 때에도 큰 손님을 마주하듯 함은 증 노납(證老衲)스님과
같았다.이와 같이 철인(哲人)의 몸가짐은 작은 일에서도 볼 수 있
으니 훌륭한 일이다.
35.고춘 담(枯椿曇)선사의 학인지도
고춘 담(枯椿曇)선사는 청정하고 지조가 있었으며 말씨가 적고
하루종일 반듯이 앉아 지냈다.월주(越州)대우사(大禹寺)에서 개
법하였지만 그 또한 간동(澗東)출신이다.한 스님이 그에게 물었
다.
“스님께서는 불심(佛心)을 보지 않을 때 어떻습니까?”
“ 사람이 가난하면 도에 귀의하는 법이다.”
“ 불심을 본 뒤에는 어떻습니까?”
“ 모든 색이 다하면 검은 색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