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5 - 선림고경총서 - 28 - 고애만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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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애만록 下 215
한번은 “현성공안(現成公案)에 말을 붙여도 몽둥이 서른 대요,
말을 못 해도 몽둥이 서른 대다”라는 화두를 들어주니 시자스님
이 말하였다.
“스님께서는 자비를 베푸시어 방편을 열어 주십시오.”
“ 너를 마구간에서 뛰쳐나온 좋은 말이라 여겼더니…….”
이에 시자승은 느낀 바 있었다.고춘스님은 양주(閬州)사람이
며 후일 고소산 호구사(虎丘寺)의 주지로 있었는데 승속이 모두
그를 우러렀다.
36.운소 암(雲巢巖)선사의 개로일 법문
운소 암(雲巢巖)선사는 후학 가르치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았으
며 자기를 낮추고 사람들을 편하게 대해 주니 뛰어난 인물들이
그에게 귀의하였다.
개로일(開爐日:10월 1일)에 설법하였다.
“옳은 구절도 버리고 잘못된 구절도 버려야 한다.설봉(雪峰)스
님은 공을 굴렸고 목주(睦州)스님은 ‘이 외통수야!’하였으나 오직
조주 노스님만이 화롯가에서 부젓가락을 뽑아 들고 이리저리 휘
젓다가 생각지 않게 불씨 한 덩이를 얻었다.이는 마치 요주(饒州)
에서 경덕(景德:경덕진은 도자기가 많이 생산되는 곳이다)의 어느
집 담 모퉁이에서 오래된 도자기 파편을 발견한 것과 같으니 삼
세여래도 그저 그렇게 보면 된다.”
운암(運庵)스님은 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