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9 - 선림고경총서 - 28 - 고애만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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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애만록 上 39
하니 마음 슬프게 멀리 바라볼 뿐이다.내 곁에는 사람이 없으니
그대가 돌아오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나 이미 부처님의 인장을
차고 나갔으니 어찌하겠는가.두 가지 일을 완전히 하기는 어려운
것이다.그러니 부지런히 노력하여 앞으로 나아가 도를 행하되 마
음 내키는 대로 자신에게 후하고 타인에게 박하게 해서도 안 되
니 부드럽고 따뜻하고 담박해야 하는 것을 그대도 깊이 알 것이
다.요즘 주지 중에 이런 이가 많으니 서로 믿을 수 있을 것이다.
가을이 오면 나는 천태산(天台山)만년사(萬年寺)관음별원(觀音
別院)으로 돌아가 그곳에서 오래 머무를 계획이니,너를 만나 볼
인연이 없겠구나.아무쪼록 세간의 인정에 따라서 조사의 도를 빛
내 주기 간절히 비는 바이다.”
보등록(普燈錄)에는 “그의 사법(嗣法)제자는 법상수좌(法常首
座)이다”라는 말밖엔 실려 있지 않다.
10.똥더미 위의 부처님/애당 묘담(愛堂妙湛)선사
애당 묘담(愛堂妙湛)선사는 항주(杭州)정자사(淨慈寺)의 수암
(水庵師一)스님에게 귀의하여 수두(水頭:물 관리 소임)와 정두(淨頭
:변소 관리 소임)를 보았다.어느 날 절 앞에서 부채를 펼치자 돈
으로 변하는 것을 보고 크게 느낀 바 있어 팔을 움츠리는 것마저
잊어버렸는데 곁에 있던 스님이 꾸짖으며,“이 바보야!부채 위에
돈이 있었단 말이다”라고 하니 그 말을 듣고 온몸에 식은땀을 흘
렸다.그를 부축하고 돌아와 수암스님에게 말씀드리니 수암스님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