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4 - 선림고경총서 - 28 - 고애만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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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시아의 장사치가 당나라에 들어와
맨 먼저 값진 보물은 숨겨 두고
또다시 손 뻗어 남의 보물 욕심 내나
남 속이기 어려우니 이 일을 어찌하랴.
販海波斯入大唐 先將珍寶暗埋藏
却來伸手從人覓 爭奈難瞞有當行
스승 만암(萬庵)선사의 말씀을 들려주었다.
부처님 자리에 앉아
부처님 발목을 부러뜨리고
동쪽 이웃집 공자도 존경하지 않고
다른 고을 찾아 예악을 배우리라.
坐佛床 斫佛脚
不敬東家孔夫子 却向他鄕習禮樂
그리고는 이에 대해 염(拈)하였다.
“진창에 들어가고 물 속에 들어갔으니,스승이 없다고는 못 하
리라.그러나 벙어리 매미가 고목을 안고 울며 머리를 돌리지 않
으니,이를 어찌하리.”
주장자로 법상을 한 차례 친 후 다시 말하였다.
“분명히 머리를 돌리지 않는 자가 있다면 이 긍당(肯堂)이 법상
*청예(淸銳)라는 스님이 조산스님에게 말했다.“불쌍한[孤貧]저를 구해 주십시오.”
조산스님이 “예(銳)사리,가까이 오라!”하여 가까이 가니 이렇게 말했다.“천주
(泉州)백씨네 술 석 잔을 입술에 적셔 보지도 못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