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5 - 선림고경총서 - 28 - 고애만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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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애만록 上 45
에서 그대들에게 3배를 올리리라.”
지난날,대위사(大潙寺)불성(佛性法泰)스님이 “옛 스님의 법어
를 송(頌)하고 염(拈)하는 것은 사치와 검소함을 각각 알맞게 쓰는
것과 같은 일이니,굳이 많은 돈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는데,오늘날 긍당스님의 법어집을 잘 읽는 자는 스스로 이
이치를 알게 될 것이다.
13.산문 밖을 나서지 않다/보봉사(寶峰寺)단(端)암주
보봉사(寶峰寺)단암주(端庵主)는 오랫동안 불조(佛照)스님을 시
봉했는데 불조스님이 여자출정인연(女子出定因緣)에 대해 지은 송
(頌)을 듣고 깨달은 바 있었다.어느 날 방장실로 불조스님을 찾아
가 스님의 왼쪽에서 차수하고 서 있다가 잠깐만에 나와 버리니
불조스님이 앞으로 불러서 물었다.
“무슨 일이 있느냐?”
그러자 이번에는 스님의 오른쪽에서 차수하고 서자,불조스님
이 할을 하니 얼른 나와 버렸다.이에 불조스님은 고개를 끄덕였
다.
단암주는 매우 공손하여 마치 신분이 낮은 사람 같았다.그가
살던 조그마한 암자에는 쌓아 둔 양식은 넉넉하지 못하였으나 문
밖엔 항상 손님의 신발이 가득하였고,동문(同門)인 권고운(權孤雲)
인철우(印鐵牛)등이 서신을 보내 불렀으나 끝내 산문 밖을 나서
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