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2 - 선림고경총서 - 28 - 고애만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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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鼓山寺)에서 수좌가 되었는데,그 고을 태수 이준(李俊)이 대운봉
            (大雲峯)으로 불렀으나 게송으로 사양의 뜻을 전하였다.



                 황조(皇朝)에 아무 일 없는 중이라
                 선을 논하지도,도를 논하지도 못하여
                 한가히 누워지내는 나날,오히려 부끄러운데
                 부질없는 명성으로 감히 조사께 욕을 끼칠 수야.
                 箇是皇朝無事僧 談禪說道總無能

                 頹然送日猶嫌贅 敢把虛名玷祖燈


               절조(絶照)스님이 그에게 세상으로 나가기를 강권하였지만 적

            조스님은 ‘한가한 사람이 되고 싶다’면서 게송을 읊어 그의 뜻을
            표하였다.


                 반나(半裸)의 몸으로 언덕에 서 있듯이

                 옛사람의 수치를 또다시 당하겠지
                 사립문 밖 나서면 문빗장 없나니
                 만일 부처님이 다시 오신다 해도 용납될 수 없는 일이오.
                 恰露半頭原畔立 故人底事又相逢

                 柴門去此無關鑰 佛若來時却弗容


               그 날 이후 남모르게 그곳을 떠나 후일 민(閩)청백운(淸白雲)
            에 머무르니,도를 배우려는 사람들이 존경하여 그의 문하로 찾아

            갔다.또다시 몇 해 후 그 고을 태수 조희정(趙希瀞)이 예의를 갖
            추어 설봉사로 그를 맞이하니,그는 제자 원암주(圓庵主)에게 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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