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4 - 선림고경총서 - 28 - 고애만록
P. 54
54
것 하나 빠뜨림 없이 비추어 낸다.어느 것도 이를 더럽힐 수 없
다.그러나 만일 6근에 실오라기만큼이라도 딴 생각이 일어나면
많은 장애(障礙),원한,근심을 가지게 되며 수없는 전도(顚倒)를
겪게 될 것이니,이것이 범인과 성인의 갈림길이다.
성인과 범부가 애당초 다른 것은 아니지만,일을 마친 자를 성
인이라 하고 마치지 못하면 범부라 이르는 것이다.방거사(龐居士)
의 ‘이는 성인이 아니라 단지 일을 끝마친 범부일 뿐이다’라는 말
이 바로 이러한 뜻이다.알았다면 다시 자세히 참구해야지 목전의
결과에 경솔히 집착해서는 안 된다.사람(선지식)을 만나 보려 할
때는 마치 음식을 씹을 때 윗니와 아랫니가 맞듯 해야 한다.우선
단숨에 낭떠러지까지 가서 ‘낭떠러지에서 손을 놓는 경계’에 이르
러야만이 풀무 속에 들어가 선지식의 단련을 받을 만한 알맞은
때가 되는 것이다.진짜 도인이라는 사람들은 본분을 벗어나지 않
는다.홀연히 시절인연이 다가오면 사람들의 결박을 풀어 주되 마
음속에 아무런 부끄러움이 없으므로 자연히 느긋하여 여유만만하
게 될 것이다.”
이 법어를 읽어보니 참으로 임제종(臨濟宗)의 골수이다.
21.보수개당(保壽開堂)의 기연을 염(拈)하다/
명극 혜조(明極慧祚)선사
상주(常州)화장사(華藏寺)의 명극 조(明極慧祚:曹洞宗)선사는
휘 자득(慧暉自得)스님의 법제자이다.한번은 보수(保壽)스님이 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