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8 - 선림고경총서 - 28 - 고애만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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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는 입으로 불면서 또다시 말하였다.
               “어느 놈이 붉은 수염 달린 되놈인가?”

               고원(高原)스님이 이 말을 듣고 묘봉스님을 청산(靑山)정공(鄭
            公)에게 추천하니,정공이 말하였다.
               “내 듣자 하니 그가 주지하면 남의 절을 망쳐 놓는다 합디다.”

               “ 불법도 역시 사람 손에 의해 지탱되어야 합니다.”
               그 후 임안(臨安)영교사(永敎寺)에 살면서 사중(寺中)의 잡다한
            일들을 아랫사람에게 보살피도록 하고 그는 소서암(小瑞岩)에 머

            무를 것을 청하였다.다시 육왕사(育王寺)에서 불조스님을 만나
            ‘풍번(風幡)’화두로 깨치니 불조스님이 게송을 지어 주었다.



                 오늘 그대에게 한 소식 틔워 주었으니
                 힘을 다하여 우리 도를 일으켜 주게.
                 今日爲君通一線 斬丁截鐵起吾宗



               묘봉스님의 속성은 유씨(劉氏)이며 노년에는 총림에서 그를 ‘노
            류(老劉)’라 일컬었다.




               24.야반백주(夜半白晝)화두를 들어 설법하다/

                   백졸 선등(百拙善登)선사


               구주(衢州)보은사(報恩寺)의 백졸 등(百拙善登)선사는 오강(烏

            江)사람으로 속성은 민씨(閩氏)이며 응암(應庵)스님의 노년 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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