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0 - 선림고경총서 - 28 - 고애만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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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야운 처남(野雲處南)선사의 대중법문



               야운 남(野雲處南)선사는 회계(會稽)사람으로,안팎이 모두 단
            정하고 굳건하였다.처음에는 무용(無用淨全)스님 문하에서 원두
            (園頭)일을 보다가 깨닫고 뒷날 주지가 되었다.

               대중에게 설법하였다.
               “찬 서리 바람에 낙엽은 지고 기러기 떼 추위에 놀라 높이 나

            는데 날 낳아 주신 부모는 마음속을 다 꺼내 보인다.관음보살 끝
            없이 불러 내 모습을 잃었으나 기쁘도다,여러분이여 천하가 태평
            하도다.”

               다시 말하였다.
               “백방으로 찾아 헤매었건만 영영 만날 수 없더니,문득 쉬어
            버리자 어디서나 그를 만나네.길다란 선상 위에서 죽이거나 밥이

            거나 배부를 때까지 먹는구나.내 너에게 묻노니 절 살림인 쌀 한
            톨이 농부의 손길을 몇 차례나 거쳤겠는가.”
               아!양기(楊岐:臨濟宗)스님의 도는 대혜(大慧)스님에 이르러

            크게 떨치게 되었는데,그의 말과 기연은 7․8월 양자강의 물결
            같아 어느 누구도 막지 못하였다.무용(無用)스님은 간절한 법문으

            로 학인을 대하면서도 사람을 붙잡아 두지 못하다가 노년에 이르
            러서야 야운(野雲)스님을 얻게 되었다.위와 같은 법문은 참으로
            무용스님의 간절한 법어라 하겠으니 누가 우맹(優孟)이며 누가 손

            숙오(孫叔敖)인지 알 수 없지만,불일(佛日:大慧)스님의 제자로서
            스님에게 욕을 끼치지 않았던 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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