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4 - 선림고경총서 - 28 - 고애만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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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히 진실한 말씀이라 하겠다.이러한 경계에서는 훌륭함을 찾
지 않아도 훌륭함이 저절로 온다.수선사나 대법안 선사만이 이럴
뿐 아니라,3세 제불과 6대 조사,그리고 천하의 큰스님 모두가
이를 벗어나지 않는다.만일 이와 다른 깨달음[證解]이 있다면 그
것은 외도(外道)법이지 불법이 아니다.
내가 이렇게 애태우는 것이 마치 중매쟁이 같다.이쪽 집에다
말하고 저쪽 집에다 설득한 뒤 양편의 의사가 맞으면 집에 와서
선을 보게 한다.
“이제는 너희가 알아서 할 일이지 중매쟁이가 간섭할 일이 아
니다.당신이 만일 실제로 그 집을 찾아가 보면 차마 이 혼사를
버리지 못할 것이다”라고 말한다.참선하고 도를 닦는 일도 차
마 버리고 떠날 수 없는 경지에 도달해야 공부를 할 수 있는 것
이다.이는 마치 산에 오르는 것과 같으니 각자들 노력하여라.”
아!대장간 큰 풀무 속에 들어가 큰 망치로 두드려지듯이,무심
코 하나의 기연을 틔워 주고 하나의 경계를 보여주는 것이 원래
평범한 일이 아니다.이러한 보설법어는 마치 밭을 팔겠다는 광고
문을 붙여 놓으면 동서남북 사방에서 사람들이 모여드나 한 사람
씩 흥정하는 것과 같다.별봉스님께서 30여 년 동안 설법을 하였
으나 뛰어난 제자 하나,퇴암스님을 얻은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