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5 - 선림고경총서 - 28 - 고애만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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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애만록 上 65
28.욕지거리 불사(佛事)/방광 조(方廣照)선사
남악(南嶽)의 방광 조(方廣照)선사는 순박하고 촌스러워서 욕지
거리로 불사(佛事)를 하니 학인들이 그를 꺼렸는데,하루는 두 스
님이 찾아오자 그들에게 물었다.
“날씨도 차고 이 해도 저물어 가는데 그대는 어이하여 이곳을
찾아왔는가?”
그 중 한 스님이 대답하였다.
“한 집에 일이 생기면 백 집이 바쁘게 되는 법입니다.”
“ 서로 마주보고 앉아 있는 자가 누구인고?”
“ 저와 스님입니다.”
이에 조스님이 향대(香臺)를 가리키며 말하였다.
“그대 앞에 있는 것은 무엇인가?”
“ 향대입니다.”
“ 나는 오랑캐를 항복시킬 용맹스런 장수인 줄 알았더니 하찮은
졸개로구나!”
그 스님이 악!하고 할을 하자,조스님은 그를 때려 버렸다.이
어서 두 번째 스님에게 물었다.
“날씨도 차고 이 해도 저무는데 그대는 어이하여 이곳을 찾아
왔는가?”
“ 대답할 기운도 없사옵니다.”
“ 듣자 하니,네놈은 대중 앞에서 소란만 피우고 절을 나왔다
하던데 정말이냐?”
“ 스님께서는 언제 그 소식을 들으셨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