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6 - 선림고경총서 - 28 - 고애만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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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으로 가까이 오너라!말해 주겠다.”
               그 스님이 혓바닥을 쏙 내밀자 조스님은 그를 때리고는 혼자서

            중얼중얼 욕지거리를 하며 말하였다.
               “여기에는 쌀 한 톨도 없고 나물도 없는데,이렇게 찾아와서
            법통을 어지럽히는가?”

               그리고 주장자로 그들을 쫓아내 버렸다.
               조스님은 서촉 사람이며 불조 덕광(佛照德光)스님의 제자 중에
            서 가장 뛰어난 스님이라고 일컬어진다.그의 설법이나 기변은 결

            코 공수(空叟)스님이나 철우(鐵牛)스님에게 뒤지지 않는다.




               29.단하(丹霞)스님 찬과 스스로 지은 묘지문/
                   귤주 보담(橘州寶曇)선사



               귤주 담(橘州寶曇)스님의 자(字)는 소운(少雲)이며 가정부(嘉定

            府)사람이다.협주(峽州)에서 나와 명주(明州)장석사(仗錫寺)에 주
            지하면서 틈만 있으면 불조의 기연을 밝힐 수 있는 논저를 저술
            하여 이를  대광명장(大光明藏) 이라 이름하였다.그 문장의 흐름

            이 웅장하고 막힘이 없었으나 애석하게도 완성을 보지 못한 채
            입적하였다.그 중 단하(丹霞天然)스님을 찬(贊)한 부분에서 다음
            과 같이 논하였다.

               “대웅전 앞에서 풀을 깎다 삭발을 하고,성승의 목에 올라타고,
            날씨가 차니 목불을 가지고 불을 지폈다.*이 세 가지 일을 하나
                                                   8)

            *단하스님이 석두스님을 찾아가 3년을 공양간에서 불을 땠다.하루는 불당 앞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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