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0 - 선림고경총서 - 28 - 고애만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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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주지로 잇게 하시렵니까?”
“ 여정(如淨)으로 잇게 하련다.”
“ 법호는 무어라 하리까?”
“ 정장(淨長)으로 해라.”
그 후 태백산(太白山)에서 병이 들어 선석에서 물러난 후 열반
당으로 내려가서야 비로소 스승을 위해 대곡(大哭)을 하고는 지감
족암(智鑑足庵:如淨스님의 스승)스님께 분향하였다.입적하려는 찰
나에 시자가 법당의 보개경(寶盖鏡)이 법좌 위에 떨어졌다고 알려
주니,스님께서 “경고(鏡枯)스님이 찾아왔구나”라고 하였는데 과연
그러하였다.
38.고원 조천(高原祖泉)선사의 법문
고원 천(高原祖泉)선사는 일찍이 명성이 나서 경원부(慶元府)
이주사(梨洲寺)의 주지가 되었는데,한 스님이 그에게 물었다.
“주머니 속의 송곳 끝이 밖으로 튀어나오듯 지극한 보물은 감
추기 어려운 법입니다.사부대중은 귀를 기울여 스님의 법요를 듣
고자 원합니다.”
“ 말 잘하는 것도 타고난 분수이니라.”
“ 이렇게 하면 말 한마디로 고금을 초월하고 많은 납자로 하여
금 온갖 것을 쉬게 할 수 있습니까?”
“ 또 이렇게 한다.”
“ 어떠한 것이 이주(梨洲)의 경지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