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5 - 선림고경총서 - 29 - 산암잡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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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암잡록 上 105
65.청빈하게 살다 간 말세의 선지식/석옥 청공(石屋淸珙)스님
석옥 공(石屋淸珙)스님은 도량사(道場寺)급암(及菴)스님을 친견
하고 뒤에 오흥(吳興)하포산(霞浦山)에 은거하였는데 청빈한 생활
로 시주를 바라지 않았으며 궁하면 밥을 먹지 않고 물만 마셨다.
인품이 자애롭고 자상하여 중생을 아껴 주었고 게송을 짓고 일깨
워 주는 말도 많이 하였으니,그는 참으로 말세의 선지식이었다.
66.옛 터에 암자 짓고 분수껏 살다/무견(無見)선사
무견(無見)선사는 선거 섭(仙居葉)씨의 아들로,대대로 유학자인
집안에서 태어났다.그는 준수한 재주를 지녀 천령사(天寧寺)고전
(古田)화상의 내기(內記)로 있다가 서암사(瑞岩寺)방산(方山)스님
회하에서 참구하여 그의 법요를 모두 터득하고서는 마음을 바꿔
가(可)장주를 데리고서 함께 송대 고암(高菴)스님이 주석했던 화정
산(華頂山)옛 터를 찾아 암자를 짓고 살았다.
이때부터 그의 법이 크게 퍼져 학인이 구름처럼 모여들었다.
승속이 모두 토지가 없으면 대중을 수용할 수가 없다고 여겨 간
혹 토지문서를 시주하러 오는 사람들이 있었으나 스님은 모두 물
리치고 겨울과 여름을 날 승복 한 벌로 지냈다.공양이라고는 오
로지 허기진 배를 채우면 족하였으며 좋고 나쁜 음식을 가리지
않았다.입적 후 다비를 하자 갑자기 가슴에서 맑은 물이 솟아올
라 마치 병 속의 물을 쏟아놓은 듯하였으며 콩알처럼 큰 사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