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3 - 선림고경총서 - 29 - 산암잡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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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암잡록 下 133
옥 보화를 돌멩이처럼 보는 나의 마음을 조금도 모르고 있다.이
와 같은 전철을 밟은 옛사람들이 매우 많은데 그 가운데는 그의
아들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그의 소나 말이 된 자까지도 있다.나
는 이제부터 황씨를 멀리할 것이다.”
천력(天曆)원년(1329)중천축사의 주지 소은(笑隱)스님이 관아
에 글을 올려 칙명으로 대 용상사(龍翔寺)를 창건하였다.그 일로
그를 대신할 중천축사의 주지 세 사람을 천거했는데 황제는 어필
을 들어 스님을 인준하자 선정원(宣政院)에서 임명장을 가지고 예
의를 갖추어 스님을 초청하였다.그 후 얼마 되지 않아 입적하였
는데 신통한 일이 많았다고 한다.
14.지식에 막혀 깨닫지 못하다가/각 종성(覺宗聖)스님
전당(錢塘)광화사(廣化寺)의 주지 각 종성(覺宗聖)스님은 경산
사 본원(本源)스님께서 손수 도첩을 내려 주신 제자이다.여러 제
자 가운데 가장 어린 까닭에 항상 다른 제자들로부터 업신여김을
받았으므로 더욱 마음을 가다듬고 열심히 공부하였으며,마침내
사명사(四明寺)몽당(夢堂)스님에게 배웠다.당시 괴석(怪石)스님은
대자사(大慈寺)의 주지로 있으면서 굳이 그를 자기 시자로 불러들
였다.얼마 후 다시 석실(石室)스님에게 시를 배웠는데 시의 경지
가 나날이 심오해져 조자앙(趙子昻),우백생(虞伯生),장중거(張仲
擧)와 같은 이도 모두 그의 시를 칭찬하였다.더욱이 청렴하고 신
의가 두터워 한 끼라도 남에게 얻어먹는 일이 없었으며 사람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