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8 - 선림고경총서 - 29 - 산암잡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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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히 패다엽경 펼쳐 본 후에
백 군데 기운 가사장삼 마음대로 재단하네.
一室寥寥絶頂開 數峰如畵碧於苔
等閒翻罷貝多葉 百衲袈娑自剪裁
처음에는 그 시에 담겨 있는 의미가 무엇인지 몰랐으나 앙산․
경산 두 사찰의 주지가 된 후에야 알 수 있었다.앙산사에는 패다
엽경이 보존되어 있고 경산사에는 양기스님의 법의가 보존되어
있었다.
아!스님의 출처는 나한존자가 그의 전생에 이미 정해 놓은 것
이었다.깨달음을 얻은 자가 아니었다면 어떻게 그처럼 될 수 있
었겠는가?
17.관음기도로 얻은 기쁨/절조 휘(絶照輝)스님
온주(溫州)수창사(壽昌寺)의 절조 휘(絶照輝)스님이 정자사의
동정료(東淨寮)에서 여름 안거를 할 때 신벽(蜃壁)에 관음상 수묵
화가 있었다.스님은 밤마다 절을 올리고 간절히 기도하였는데 갑
자기 정병의 물이 벽 틈에서 솟아 나오는 것을 보고 온몸에 기쁨
이 가득하였다.그 후론 경지가 더욱 깊어지고 지혜[智鑑]가 밝아
졌다.한번은 게송을 지었다.
공부해도 방원(方圓)의 경지에 이르지 못해
홀로 난간에 기대 몇 번이나 시름하였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