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0 - 선림고경총서 - 29 - 산암잡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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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었는데 그 폐단은 극심하였다.어떤 이는 자칭 도사(導師)니,
사장(師長)이니 하면서 방등무애(方等無礙)의 경지에 이르렀다 하
여 신도를 규합하여 정법을 훼손하고 마군이 일을 널리 행하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교를 전파하고 온갖 광채를 나타냈다.귀중한
음식을 불전에 올리지도 않고 내놓거나 시식(施食)까지 모두 끊고
서 스스로 부처라 하며 또한 삼보(三寶)란 불(佛)․법(法)․사(師)
라 하여 함부로 도사(導師)를 삼보 속에 넣고 승려는 아니라 하였
다.우매한 속인을 선동하고 그것을 풍속화하여 막을 수 없는 세
태에 이르니 결국 조정에서는 백련칠불교를 엄단하는 조처를 내
렸다.그러므로 선비들이 동림사의 수행을 더럽게 여기게 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아!어떻게 하면 우담법사와 같은 분이 다시 세상에 태어나 폐
단을 바로잡아 줄 수 있을까.
50.공평무사한 마음으로 시주들을 대하다/
서설 애(瑞雪崖)스님
서설 애(瑞雪崖)스님은 황암(黃岩)의 사람이다.어릴 때 추강 담
(秋江湛)스님에게 출가하여 신성산(新城山)유경원(留慶院)에 살았
다.계율을 엄격하게 지키고 금강반야경을 일과로 삼았으며 더욱
이 유가법사(瑜伽法事)에 능하였다.승속의 청을 받으면 가서 지성
껏 불사를 했을 뿐 시주가 많고 적음은 헤아리지 않았으며,더러
는 한푼을 받지 못하여도 그것을 마음에 두지 않고 다시 부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