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3 - 선림고경총서 - 29 - 산암잡록
P. 183

산암잡록 下 183


            물었다.
               “어떻게 이 경에다 제목을 붙였으며 무엇으로 종지를 삼았느

            냐?”
               그러나 그는 전혀 아는 바 없었다.하물며 그가 미혹한 중생을
            위하여 무상정변지각(無上正遍知覺)을 표출해 내려고 하겠는가.이

            들은 모두 정인(正因)에 근본하지 않고 삿된 도에 힘써 세상에 재
            난을 주면서 자신의 명성만을 좋아하여 어리석은 사람을 속이고
            유혹하니 참으로 한심스럽고 슬픈 일이다.오늘날 큰 법상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마땅히 이들을 추방하고 바로잡아야 하는데도 오
            히려 그들을 따라 칭찬하고,어떤 이는 서문과 발문까지 써 주고
            있으니 그들이 불문에 끼친 죄는 매우 큰 것이다.






               53.자암(者菴)스님의  총림공론(叢林公論)을 논하다



               나는 자암(者菴)이 지은  총림공론(叢林公論)을 읽어보고 그가
            식견이 고매한 데다가 연구가 정밀하여 다른 사람으로서는 쉽사
            리 따라갈 수 없음을 알게 되었다.그러나 그 가운데에는 논리가

            지나친 부분도 있고 논해서는 안 될 것을 논한 부분도 있다.
               예를 들어 그는 적음지증전(寂音智證傳:洪覺範)을 논하면서 그

            몇 군데 지적을 했는데,벼포기 속에서 모벌레가 생겨나지만 벼를
            해치는 것은 모벌레라고 한 말은 매우 타당하다.그러나 승보전
            (僧寶傳)에 대하여,전기에는 과장된 말이 많고 찬(贊)에는 억설이

            많다고 하니,분명 그렇다면 승보전에 실린 81명의 스님들에겐 모
   178   179   180   181   182   183   184   185   186   187   1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