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4 - 선림고경총서 - 29 - 산암잡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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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로,송나라에서 죽을 수 없게 되었구나!’탄식하고서 마침내 단
식을 하여 죽었다.
4.총림에 떠도는 헛소문
총림에 떠도는 소문은 모두 따질 만한 게 못 된다.후세에 전
해 오는 이야기로는,대혜(大慧)스님이 불지(佛智)스님과 함께 원
오(圜悟)스님 문하에 있을 때 원오스님이 불지스님을 편애하여 대
혜스님은 항상 그 점을 불평하였다고 한다.뒤에 불지스님이 육왕
사(育王寺)에 주지를 하다가 대혜스님이 그 자리를 이어받았는데
물가에 있어서 좋지 않다는 핑계로 부도를 파헤쳐 보니 그의 진
신(眞身)이 그대로 있기에 큰 괭이로 그의 두개골을 쪼개 기름을
붓고 태웠다고 한다.그 말이 사실이라면 이는 매우 참혹한 일로
서,보통 사람들도 차마 할 수 없는 일이다.대혜스님이 설마 그
렇게 할 수 있었겠는가?내 일찍이 불지스님 부도탑의 비명을 읽
어보니 불지스님은 사리를 봉안하였을 뿐 부도 속에 전신을 매장
한 사실이 없었다.
또한 소옹(咲翁)스님이 육왕사의 주지로 있을 때 황폐한 사찰
을 중수하는 일로 겨를이 없었는데,때마침 천동사(天童寺)주지
자리가 비어서 도당성(都堂省)에서 황제의 뜻을 받들어 소옹스님
을 천동사로 옮겨 임명하려고 하였다.스님은 육왕사의 토목공사
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하여 임명을 없었던 것으로 해달라는 서
신을 재상에게 올렸는데 그 서신 가운데,‘천동사가 곧 육왕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