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5 - 선림고경총서 - 29 - 산암잡록
P. 35
산암잡록 上 35
며,육왕사가 곧 천동사이다’하는 구절이 있었다.
소옹스님은 엄격하여 규율을 범하는 승려가 있으면 용서하지
않았기 때문에 모두 그를 피했다.그리고는 그가 천동사의 주지
임명을 사양하니 비방을 조장하여 결국은 ‘그가 십만 전으로 천동
사의 주지를 샀다’는 말을 만들어 냈다.그런데 모르는 사람들은
지금까지도 이 이야기를 전해 내려오면서 스님을 비난하는 구실
로 삼고 있다.
나는 지난날 원나라 중기 지원(重紀 至元:1335~1340)연간에
보복교사(普福敎寺)의 아 경문(雅景文)스님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경문스님이 소옹스님이 재상에게 올린 진필 서찰을 내보이기에
이를 보고서야 비로소 지난날의 비방이 거짓임을 증빙할 수 있었
다.또한 무문문집(無文文集) 에 실려 있는 소옹스님의 행장(行
狀)과 삼탑사(三塔寺)의 탑명을 읽어보니,스님께서 천동사의 주지
를 사양하는 서신의 뜻과 일치됨을 알게 되었다.두 분 스님의 도
는 마치 하늘의 일월과도 같아 모두를 다 비춰 주므로,비록 말할
나위조차 없는 거짓된 비방이 스님을 더럽히지는 못하지만 그래
도 가려내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5.자신의 안목을 잃고 후인을 그르치는 저술/
천뢰 선경(千瀨善慶)스님
영은사 천뢰(千瀨善慶)스님은 절우(浙,淛右)사람으로 우극(愚
極智慧)스님의 법제자이다.책 읽고 문장 쓰는 데 있어서 그 당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