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6 - 선림고경총서 - 29 - 산암잡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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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사람에 불과하였다.
               무엇보다도 우리 선문에서 귀중하게 여기는 것은 오로지 종지

            를 통달하고 설법을 잘하는 일이다.향상(向上)의 수단으로 사람들
            의 속박을 풀어 없애 주는 일을,법을 전하고 중생을 제도한다고
            한다.나머지는 모두 지엽과 말단이다.화장하여 간혹 육신[諸根]

            이 부서지지 않고 구슬 같은 사리가 나오는 것은 평소 그의 수행
            이 청정했다는 증험이니 이 어찌 쉬운 일이겠는가?그러나 내 두
            려워하는 것은 후세의 승려들이 서로서로 이러한 일을 모방하여

            거짓말을 조작하고 부질없이 자기 스승을 미화하느라 그 사실을
            비석에 새겨,다른 종교 사람들이 읽어보고 도리어 남다른 기적이
            있는 스님들까지 거짓으로 의심하는 일이 생길까 하는 바로 그

            점이다.이러한 일들이 불문에 끼친 폐해는 참으로 적지 않으니
            가슴 아픈 일이다.





               13.용감히 물러선 두 스님/동양(東暘)스님과 초석(楚石)스님


               동양(東暘)스님이 도량사(道場寺)의 주지로 있을 때 낭승(廊僧:

            사원 외무를 관리하는 승려)의 무고로 선정원(宣政院)에 소송이 제
            기되는 일이 있었다.선정원에서는 이 사건을 본각사(本覺寺)주지

            요암(了菴)스님에게 위임하여 그 고을 군수와 함께 그들의 잘잘못
            을 다스리도록 하자 요암스님은 말하기를,“동양스님은 규율을 엄
            격히 지키고 대중을 엄숙히 다스리므로 그 아래에 있는 자들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자 함부로 소송을 일으켜 그를 제거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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