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4 - 선림고경총서 - 29 - 산암잡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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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렸고,안연(顔淵:공자 제자)은 한 가지의 선을 얻어도 그것을
            잃지 않고 가슴속 깊이 새겼다고 한다.오늘날 수많은 유학자들이

            모두가 우임금과 안연을 높이면서도 그들과 행이 다른 것은 무슨
            까닭일까?




               21.명망이 너무 높아도 문제/고림 청무(古林淸茂)



               고림(古林淸茂:1262~1329)스님이             보령사(保寧寺)에        주지로
            있을 때 명망이 매우 높았다.그래서 당시 큰스님이라는 자들이

            그를 싫어하여 큰절 주지 자리가 비었어도 천거하려 들지 않았다.
            천동사의 운와(雲臥)스님이 돌아가시자 원문청공(袁文淸公)이 당시
            한림원(翰林院)에 있으면서 특별히 명주(明州)만수장(萬壽莊)의 설

            애(雪崖)스님에게 서신을 보냈다.
               “지난날 고림화상이 호구사에 있을 때 한 차례 만나 본 적이

            있었는데 그는 기봉(機鋒)이 준엄하고 논리가 명확하여 쇠퇴한 종
            풍을 일으켜 세울 만한 인물입니다.지금 천동사에 주지 자리가
            비었으니 설애스님께서 한 번쯤 추천해 주셨으면 합니다.”

               저속한 무리들이 팔뚝을 걷어붙이고 크게 반발을 하였으나 이
            를 계기로 추천자의 한몫에 끼여들 수 있었다.그러나 선발되지

            못했으니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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