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9 - 선림고경총서 - 29 - 산암잡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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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암잡록 上 59


            아우[婆餠焦]․퉈뿌쿠[脫布袴]․니훠훠[泥滑滑]따위의 새는 모두
            그 울음소리를 따서 붙여진 이름이다.





               25.목을 베자 하얀 우윳빛 피가 흐르다/합존(合尊)대사


               합존(合尊)대사는 송나라의 어린 임금 영국공(瀛國公)이다.원

            (元)살선(薩禪:世祖)황제에게 귀순하자 황제는 그에게 삭발을 하
            고 승려가 되도록 하였는데 국사가 그의 이마를 손수 쓰다듬으며
            비밀 계법을 전하였다.그는 확고하게 정진 연마하여 이미 많은

            증험이 있어 왔는데,영종조(英宗朝:1321~1323)에 이르러 대사
            는 때마침 흥에 겨워 시 한 수를 읊조렸다.



                 임화정에게 묻노니
                 매화는 몇 차례나 피어 왔는지
                 황금 누대 위의 길손이여
                 다시는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는 이 몸.

                 寄語林和靖 梅開幾度華
                 黃金臺上客 無復得還家


               첩자가 그 시의 의도는 강남 인심을 격동시키려는 데 있다고
            참소하자 황제는 그를 목베어 죽였는데 스님의 목에서 우윳빛 피

            가 흘러 넘쳤다.황제는 그제서야 뉘우치고 내탕(內帑)황금을 출
            연하여 소조상을 세우고 강남 지방의 글씨 잘 쓰는 승려와 선비

            를 연경(燕京)에 불러들여 대장경을 서사하여 그의 명복을 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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