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7 - 선림고경총서 - 29 - 산암잡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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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암잡록 上 57
23.절 노비 때문에 입은 명예훼손/
천뢰(千瀨)스님과 형석(荊石)스님
주지된 사람은 누구나 엄하게 노비를 다스려야 하며 수시로 좋
은 말로 그들을 가르쳐야만이 자신에게 누를 끼치는 나쁜 일을
저지르지 않는다.
천뢰(千瀨善慶)스님이 가흥(嘉興)천령사(天寧寺)의 주지로 있을
때 그의 노비가 동네 거리의 개 한 마리를 훔쳐먹었는데 이 때문
에 천뢰스님은 ‘개 삶아 먹은 스님[煮狗]’이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
다.또한 형석(荊石)스님이 고소(姑蘇)승천사(承天寺)의 주지로 있
을 때 신도 집의 초청을 받고 배를 타고 가는 도중에 한 마을을
지나면서 그의 노비가 그 고을 사람의 염소 한 마리를 훔쳐먹었
는데,이 때문에 형석스님은 ‘염소 삶아 먹은 스님[煮羊]’이라는
별명을 얻었다.개를 훔치고 염소를 훔친 일들이 두 분 스님과 무
슨 관련이 있을까마는 그 악명은 몸소 겪어야만 하였다.이는 평
소에 노비들을 엄격히 다스리지 못한 데에서 빚어진 일이라 하겠
으니 뒷사람들은 이 두 스님의 전례를 경계해야 할 것이다.
24.속인과 어울려 술판을 벌이다가/
홍복사(洪福寺)심석산(琛石山)스님
주지(住持)란 모든 보살이 지혜로 머무르는 경계에 머물러[住]
모든 부처님의 바른 법륜을 잘 지키는[持]자이니,백장스님이 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