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1 - 선림고경총서 - 29 - 산암잡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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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암잡록 上 81


            천하거나 요절하고,악을 자행하는 자가 도리어 복 받고 장수를
            누리는 일을 흔히 볼 수 있다.이는 전생에 많은 선을 행한 자가

            현세에 비록 악한 일을 하였다 해도 현세의 악이 전생의 선을 이
            기지 못한 까닭에 복을 받고 오래 사는 것이며,전생에 많은 악을
            행한 자는 비록 현세에 선을 행하였다 하지만 현세의 선행이 전

            생의 악을 이기지 못한 까닭에 비천하고 요절하는 것이다.그렇다
            면 현세의 선악에 대한 과보 또한 내생(來生)에 있는 법이다.혹시
            전생의 선행이나 악행이 그리 무겁지 않아서 현세의 행위가 조금

            이라도 많다면 미천함과 요절은 복과 장수로 변하고,복과 장수는
            미천함과 요절로 바뀌기도 한다.그렇기에 사람은 변화에 통달하
            여 삼세인과에 얽매이지 말아야 하고,일심이 짓고 받는다는 이치

            에 어두워 현세의 수행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44.인과 변화의 이치,수행과 기도의 영험/고정(古鼎)스님



               경산사 고정(古鼎)스님은 태어날 때부터 난쟁이에 입술은 위로
            뒤집혀 있어 이와 잇몸이 드러나 보이고 목소리는 맑지 못하며

            피부는 거칠고 메말랐었다.어느 관상가가 그의 얼굴을 보고 점치
            기를,“네 가지 천한 모습이 난쟁이의 몸에 모여 있으니 이 사람

            일생은 말하지 않아도 알 만하다”고 하였다.
               스님은 이 말을 계기로 마음에 맹세한 후 관음대사(觀音大士)
            에게 기도를 드렸는데 낮에는 관음보살의 이름을 헤아릴 수 없이

            외우고 밤에는 보살 앞에 몇천 배를 올리면서 20년 동안을 이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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