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3 - 선림고경총서 - 29 - 산암잡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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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암잡록 上 83


                 물 한 방울 쌀 한 톨도
                 대중에게 속하는 물건이니
                 사람 마음 즐겁게 하도록 힘쓰라
                 없는 살림 지탱하기란 어려운 일이지만

                 털 쓰고 뿔 돋친 짐승의 업보를 생각해 보라
                 오랜 세월이 흐르다 보면
                 인과에 밝은 사람이 나와
                 다행히 이 이치를 알게 될 것이다.
                 滴水粒米 盡屬衆僧

                 務悅人情 理難支破
                 當思披毛戴角 歲月久長
                 明因果人 幸宜知悉



               스님의 글씨는 오랜 세월에 퇴색되어 거의 마멸되었는데 뒤에
            일산(一山)스님이 그 자리를 이어 벽을 다시 단장하고 직접 이 글
            을 써서 지금까지도 전해 오고 있다.오로지 잇끝만을 도모하는
            자는 스스로 반성해야 할 것이다.





               46.문 닫고 사는 설법/노소(老素)수좌



               노소(老素)수좌는 일생 동안 문을 닫고 은거하였으므로 세상에
            서 그를 아는 사람이 없었다.원 천력(元 天曆:1329~1330)연간
            에 어느 한 선객이 노소수좌가 친필로 산에 은거하면서 나오는

            대로 회포를 적은 게송 세 수를 얻어 스승 귀원(歸源)스님에게 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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