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6 - 선림고경총서 - 29 - 산암잡록
P. 86

86


                 온 누리 사람 온다 한들 어떻게 끌고 갈까.

                 四五成群知幾年 春來秋去飽風煙
                 淸池有水何曾飮 綠埜不耕長自眠

                 個個脚跟皆點地 頭頭鼻孔盡撩天
                 尋常只在千峰頂 大地人來作麽牽




               48.귀원(歸源)스님의 문하



               귀원(歸源)스님이 천복사(薦福寺)의 주지로 있을 때,어느 날 저
            녁 문하의 스님들과 차를 마시면서 소동파(蘇東坡)가 장산사(蔣山

            寺)의 불혜 천(佛惠泉)스님을 방문하였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천스님이 소동파에게 물었다.

                 “선비는 성씨가 무엇이오?”
                 “ 저울[秤]이오.”
                 “ 무슨 저울?”
                 “ 천하 노스님의 혓바닥을 재는 저울이오.”
                 이에 천스님께서 악!하고 할을 한 뒤,
                 “이 할은 무게가 얼마나 되는지 말해 보라”고 하니 동파가 말

               이 없었다.


               귀원스님은 스님들에게 각기 소동파를 대신하여 한마디 해보라

            고 하였다.당시엔 대답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는데,오로지 원
            (源)장주가 자리에서 일어서며 촛불을 껐고 일(一)시자가 한 차례
   81   82   83   84   85   86   87   88   89   90   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