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2 - 선림고경총서 - 29 - 산암잡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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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수행하였다.어느 날 갑자기 천한 모습이 복스러운 모습으로
바뀌어,입술은 펴지고 이는 보이지 않았으며 목소리는 부드럽고
피부는 윤택하게 되었다.그 후 지난날의 관상가를 또다시 만났더
니 축하하였다.
“스님의 이제 모습은 옛 모습이 아닙니다.더구나 벼슬할 수
있는 주름살이 생겨났으니,머지않아 높은 자리에 올라 선풍을 크
게 떨칠 것입니다.”
그 해에 융교사(隆敎寺)의 주지가 되어 세상에 나갔으며 다시
융교사에서 보타사(寶陀寺)로 옮겨갔고 보타사에서 또다시 중축(中
竺)경산사의 주지로 승진되어 5년이 채 안 되는 사이에 세 차례
나 자리를 옮겼고,경산사에서 12년 간 주석하다가 79세에 입적하
였다.
스님의 수행과 기도의 효험은 복과 수명을 더하였을 뿐만 아니
라 그의 모습마저도 변화시킬 수 있었다.마치 남의 집 창고에 물
건을 맡겨 두었다가 찾아오듯 쉽사리 이러한 일을 해내 우리처럼
게으른 자를 격려했다고 할 만하다.
45.자택사(紫籜寺)창고지기 방 벽에 써 붙인 글
혼원(混源)스님이 자택사(紫籜寺)에 주지할 때였다.고사(庫司:
창고 관리업무)가 거처하는 방의 벽 위에 벽기(壁記)를 쓰고 다시
그 끝에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