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7 - 선림고경총서 - 29 - 산암잡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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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암잡록 上 87
기침소리를 내니 스님은 미소를 지으면서 말하였다.
“원장주는 촛불을 끄고 일시자는 한 차례 기침소리를 냈겠다!”
이 말에 뒤이어 정(定)장주는 스님께서 한마디 해달라고 청하
니 스님이 말하였다.
“아마 네가 한다 해도 이 범주를 넘지 못할 것이다.”
원장주는 뒷날 온주(溫州)수창사(壽昌寺)의 별원(別源)스님이었
으며 일시자는 명주(明州)천동사(天童寺)의 요당(了堂)스님으로서
두 사람 모두가 귀원스님의 법통을 이었으며,정장주는 바로 대자
사(大慈寺)의 천우(天宇)스님으로 축서(竺西)스님의 문하에 있었다.
원 지정(元 至正:1341~1367)연간에 강제(江淛:浙江省)행
성(行省)의 승상 달세철목이공(達世鐵穆爾公)이 선정원(宣政院)일
을 겸직하였는데 행성(行省)의 일을 발표하면서 스님에게 두 번이
나 격문을 보내 천동사와 경산사의 주지로 삼으려 하였지만 스님
은 모두 늙고 병들었다는 핑계로 사양하였다.
49.수창사(壽昌寺)별원 법원(別源法源)스님의 인품
온주(溫州)수창사(壽昌寺)의 별원(別源法源)스님은 봉화 사람이
다.오랫동안 귀원(歸源)스님에게 귀의하여 불법을 이으려는 일념
으로 다른 길을 걷지 않았다.무제 본(無際本)스님이 강심사(江心
寺)주지로 있을 무렵 노년에 그에게 주지 일을 분담하여 납자 지
도하는 일을 맡아보게 하였다.그가 백학사(白鶴寺)주지가 되어
세상에 나가게 되자 무제스님은 후한 예우로 법제자가 되어 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