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1 - 선림고경총서 - 29 - 산암잡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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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암잡록 上 91
하니,그는 연복사(演福寺)의 담당(湛堂)스님을 찾아뵙고 열심히
교학을 연구하였다.적조스님은 그가 떠난 것을 애석히 여겨 게송
을 보냈다.
교에서 선으로 들어오는 것은 예나 제나 있는 일이지만
선에서 교로 들어가는 것은 고금에 없던 일
일심삼관(一心三觀)이 문이 다르다 하지만
천강에 물은 가득한데 달만이 외롭구나.
從敎入禪今古有 從禪入敎古今無
一心三觀門雖別 水滿千江月自孤
뒷날 세상에 나와 담당(湛堂)스님의 법제자가 되었으며 뒤이어
한 묶음의 향을 올려 적조스님에게 보답하였으니 발자취가 다르
다 하여 두 마음을 가지지 않았음을 보여준 셈이다.적조스님이
입적할 무렵 스님은 사명 땅 연경사(延慶寺)의 주지로 있었는데,
적조스님은 그에게 대소(大蘇:天台)와 소림(少林:선종)이가(二
家)의 종지를 넓히는 데 힘써 줄 것을 유서로 부탁했을 뿐 다른
말은 없었다.스님은 또한 적조스님의 영전에 향을 사르며 말하였
다.
묘희의 오대 후손 중 가장 빛나는 불꽃
적조스님은 이 시대 감로*문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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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쩍 부딪치기만 해도 간뇌(肝腦)가 터지고
*원문의 ‘雲’은 ‘露’의 오기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