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2 - 선림고경총서 - 29 - 산암잡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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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가운 얼음 위에 갑자기 따뜻한 봄볕

                 내 생각하니 콧구멍을 잃어버린 날에
                 무슨 숨이 지금껏 남아 있겠소
                 북풍이 불어오는 날 이 해도 저무는데
                 번갯불이 친다 한들 공중에 무슨 흔적을 찾아볼까.

                 妙喜五傳最光燄 寂照一代甘露門
                 等閑觸著肝腦裂 氷雪忽作陽春溫

                 我思打失鼻孔日 是何氣息今猶存
                 天風北來歲云暮 掣電討甚空中痕



               그는 얼마 못 살고 아무런 병 없이 백운당(白雲堂)에서 가부좌
            한 채 입적하였다.





               53.능력과 상황에 맞게 소임을 안배하다/
                                               천동사(天童寺)동암(東岩)스님



               동암(東岩)스님은 강서(江西)사람으로 81세에 사부대중의 추천
            으로 천동사(天童寺)의 주지가 되었다.그 당시 천동사는 몹시 퇴

            락해 있었는데 스님은 노년에 중임을 맡아 편안히 기거할 겨를이
            없었으므로 그의 문도 동(東)․원(圓)․경(慶)세 사람을 불러 각자
            에게 일을 분담시켰다.

               “동아!나는 강서 사람들과 인연이 있으니 네가 그곳을 찾아가
            나의 뜻을 대신 전하여 재화(財貨)를 얻어 만수건원보각(萬壽乾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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