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5 - 선림고경총서 - 29 - 산암잡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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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암잡록 上 95


            방에 36군데에 어강소(御講所)를 창건하였는데 보조사(普照寺)도
            그 중의 하나였으며 그곳 주지로 스님을 명하였다.스님은 강설하

            는 일말고는  화엄경   10권씩 읽는 일로 일과를 삼았다.운남사
            (雲南寺)의 단 무념(端無念)스님과 교류하였는데 무념스님은 유식
            종의 종장이었다.두 사람이 불법을 자세히 논하다가 무념스님이

            조금치라도 오류를 범하면 법사는 바른 말로 고쳐 주었으며 무념
            법사는 진심으로 굴복하였다.
               열반 후 다비를 하니 많은 사리가 나왔는데 그의 문도가 유골

            과 사리를 거두어 검은 옻칠을 먹인 함 속에 20년 간 모셔 오다
            가 비로소 단도(丹徒)땅 우산사(雩山寺)에 부도탑을 세웠다.그런
            데 부도탑에 사리를 넣으려던 날,함을 열어 보니 사리는 함 속의

            보자기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는데 마치 벌이 모여 있는 듯,개
            미가 모여 있는 듯하였으며 만져 보니 빛이 찬란하였다.진강(鎭

            江)지방 사람들은 그의 초상화를 그려 사당에 모신 사람이 많았
            으며 그를 ‘길상 부처님’이라고 하였다.




               56.생전에 불법을 닦으면/자안(子安)스님



               명주(明州)해회사(海會寺)의 승려 자안(子安)스님은 원 지정(元

            至正)계묘년(1363)가을 보당(寶幢)저자 위의 산을 사들여 암자
            를 지으려고 터를 닦다가 세 개의 옛 무덤 구덩이[竁]를 발견하고
            서도 흙으로 메운 후 암자를 지었는데 그 뒤에 병을 앓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꿈에,풍도(酆都)에 들어가니 옛 의관을 갖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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