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0 - 선림고경총서 - 30 - 원오심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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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대매(大梅)스님이 마조스님에게 질문하여 “마음 그대로가 부처
다[卽心卽佛]”라는 말을 듣자마자 문득 깨달음의 문지방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 이로부터 산에 머물렀다.후에 “마음도 아니고 부
처도 아니다[非心非佛]”라고 한 마조스님의 말을 듣고 바로 말하
기를,“이 늙은이가 사람들을 놀리는구나.이래 가지고야 어느 때
마칠 기약이 있겠는가.그대는 비심비불이지만,나는 즉심즉불일
뿐이다”라 하였다.이는 물을 거슬리는 파도가 있어 마조스님의
허물을 간파해 버림이 아니겠느냐.
약산스님이 대중에게 말하였다.
“나에게 한마디가 있는데,송아지가 새끼를 낳으면 그때 가서
그대들에게 말해 주겠다.”
당시에 그냥 놓아보내지 않았더라면 그에게 “참선하는 납자가
낭패로군”하고 말해 주었으리라.
37.신(信)시자에게 주는 글
도를 배우는 요점은 뿌리를 깊이 박고 줄기를 견고하게 하는
데 있으니,하루종일 자기의 근본을 비추어야 한다.생각을 크게
일으켜서도 전혀 속으로 관여하지 않을 때에 원융하여 가없고,전
체가 텅 비게 응어리져 일체의 하는 것에 일찍이 의심하는 간격
이 없으니,이를 ‘있는 그대로의 본분사[現成本分事]’라고 말한다.
한 털끝만큼이라도 견해를 일으키고 알아차려서 주체가 되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