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9 - 선림고경총서 - 30 - 원오심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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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오심요 上 109


            나기를 기약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세월은 사람을 기다려
            주지 않으니,각자 힘써야 하리라.




               36.인선인(印禪人)에게 주는 글



               도는 깨달아 통달함에서 오니,깨달음에는 입지(立志)가 우선이

            다.갖가지로 매어 있는 범부로부터 훌쩍 뛰어 성인의 세계에 곧
            바로 깨달아 들어가려는 것이 어찌 작은 인연이랴!진실로 철석같
            은 마음을 가지고 생사의 흐름을 끊어 본래의 바른 성품을 알아

            차려야 한다.티끌만치도 속이나 밖에 법이 있음을 보지 않고 가
            슴속을 텅 비워 아무 걸림이 없으면 하는 작용마다 모두 근본 속
            에서 흘러나온다.근본이 이미 확실하면 일체의 사물을 굴릴 수

            있는데,이를 ‘금강의 바른 몸’이라고 말한다.한번 얻으면 영원히
            얻는데 어찌 밖에서 구할 것이 있으랴.그러므로 옛 스님은 말하

            기를,“이 종지는 그 오묘함을 얻기가 어렵다”고 했으니,부디 자
            세하게 마음을 쓰는 가운데서 정인(正因)을 단박에 깨달아야 티끌
            세상의 계급과 구덩이를 벗어난다.

               옛 스님들은 강을 사이에 두고 부채를 흔들기도 하고 포단의
            실오라기를 불기도 하다가 문득 계기가 트이는 수가 있었다.나아

            가 문득 입을 막아 버리고 방망이로 등허리를 때리기도 했으며,
            또한 통 밑이 빠지는 것처럼 풀리기도 했다.이는 오래도록 전일
            하게 했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홀연히 깨달은 것이니,어찌 밖에서

            얻었겠는가.모두가 스스로 증오하고 스스로 깨달음에서 온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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