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9 - 선림고경총서 - 30 - 원오심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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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오심요 上 119


            지 않는다면 어떻게 대명천지에 해와 달이 걸리듯 크게 통달하여
            자유롭게 출몰할 수 있으랴.이 경지는 원래 앞뒤가 없으니,곧바

            로 향상의 관문을 열어제쳐야만 한다.




               41.용도자(湧道者)에게 주는 글(비구니)



               옛사람은 이 큰 법을 위해 신명을 버리고 한량없는 괴로움을
            겪었다.그리하여 깊은 종지를 환하게 밝히고서는 지극한 보배처
            럼 소중히 여겼으며,눈동자처럼 보호하였다.엉겁결에도 경솔하

            게 행동하지 않았으며,털끝만큼이라도 수승하다는 생각이 일어났
            다 하면 마치 맑은 하늘에 구름이 낀 듯 거울에 때가 낀 듯 여겼
            다.

               그러므로 조주스님은 “내가 남방에 삼십 년 동안 있으면서 죽
            먹고 밥 먹는 두 때는 제외하니,두 때는 마음을 잡되게 쓴 곳이

            니라”고 하였던 것이다.그런가 하면 조산(曹山)스님은 이 일 보임
            (保任)하는 것을 납자들에게 지도하기를 “독충이 사는 곳을 지나
            듯 물 한 방울조차 적시지 않아야만 한다”고 하였다.

               마음도 잊고 마음의 작용[照]도 끊김으로 실천을 삼아서,여여
            하고 실다운 경계에 다다르니,마음에 일삼을 것이 없다.마음에

            일삼을 것이 없으므로 평온하고 고요하여 함이 없이 초연하게 홀
            로 움직인다.스스로 실제의 경지를 밟고 나야만 다른 사람의 결
            박을 풀어 주고 모든 사람을 다 제도하리라.그러나 실제로는 제

            도할 사람이 없는 것이니,반드시 최후의 구절을 얻어야만 두두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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