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0 - 선림고경총서 - 30 - 원오심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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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頭頭物物)모든 곳에서 몸을 벗어날 경지가 있게 되리라.
42.실상인(實上人)에게 주는 글
옛사람은 이 큰 일을 생각하여 심산유곡에 있으나 마을에 있으
나 그것에 잠시도 어긋나지 않았다.바깥 경계와 인연을 만나면
물질[色]이든 소리[聲]든 행동이든 베풂이든 그것을 모두 자기의
본분으로 되돌렸으니,투철히 깨달은 옛사람과 행적이 전혀 다르
지 않았다.그래서 근본이 견고하여 경계의 바람을 따라 움직이지
않았다.고요하고도 편안하여 성인이니 범부니 하는 알음알이에
떨어지지 않고 곧바로 완전하게 쉬어서,자기 자리를 얻고 옷을
입었다.
지금 그대는 고향으로 돌아갔으니,옛사람이 빈틈없이 간파해
버리듯 할 수만 있다면 종산(鐘山)방장스님이 백추를 치고 불자
를 든 일과 나아가 세 가닥 서까래 아래 일곱 자 떨어진 단(單)
앞에서 정진하는 일에까지 무엇이 다르랴.만일 조금이라도 어긋
남이나 끊어짐이 있으면 전혀 관계없는 곳에 들어간다.갈림길에
임하게 되거든 부디 이 말을 기억하고,뒷날 앞길에서 거꾸로 헤
아리지 말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