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7 - 선림고경총서 - 30 - 원오심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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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오심요 上 127
고 길러 오면 철저히 깨닫지 못할까를 근심하지 않아도 된다.그
저 범부의 망정을 다하여 자기의 공부를 할 뿐 외연을 관계하지
말며,명예와 이익을 좇아 아견(我見)을 일으켜 승부를 다투지도
말아라.그러므로 옛사람은 말하기를 “임운등등하여 마치 어리석
은 사람처럼 해야 한다”고 하였는데,그 분들은 스스로 남들을 틔
워 주는 사랑이 있었던 것이다.걸선인이 갑자기 찾아와 고향으로
떠나려 하면서 경책을 구하므로,이 말을 적어 주노라.
49.성수조(成修造)*에게 주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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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하엔 설명할 선(禪)도 없으며,전수할 도도 없다.비록 5
백 명의 납자가 모이긴 했으나 오로지 금강권 율극봉만을 들 뿐
이니,뛸 자는 힘껏 뛰고 삼킬 자는 뜻을 다해 삼키라.아무 맛이
없다거나 몹시 험하다고 해서 괴이하게 여기지 말라.만일 단박에
체득하기만 하면 마치 비단 옷 입고 고향으로 되돌아가니 천만
사람의 선망을 받듯 하리라.
요컨대 그가 어디서부터 오는지를 찾지 못하는 점이니,이른바
사람마다 있는 본분사라고 한 것이 바로 그것이다.조금이라도 마
음을 내고 생각을 움직여 알아차렸다고 하면 벌써 본분이 아니다.
곧바로 모든 틀을 쉬어 버려 모든 성인들과도 함께하지 않는다
하더라도,기특함에 의지함이 있으니 어찌하라!모름지기 뿌리치
고 저쪽 편으로 투철히 벗어나야만 하리라.때문에 말하기를 “털
*수조(修造):당우의 수리 등 사찰의 토목공사를 맡는 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