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1 - 선림고경총서 - 30 - 원오심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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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오심요 上 131
라.
어떤 스님이 석두(石頭)스님에게 물었다.
“어떤 것이 도입니까?”
석두스님은 말하였다.
“나무토막이지.”
다시 “어떤 것이 선(禪)입니까?”하고 묻자 석두스님은 말하였
다.
“푸른 벽돌이다.”
기괴하도다.옛사람은 이처럼 유난히도 단도직입적이어서 겨를
도 없었음이여!이를 두고 이른바 “매우 적실하고 가까워서 지견
(智見)이 있어 충분히 계교를 부릴 사람이라도 마치 은산철벽에
가로막힌 듯하다”고 한 것이다.그렇지 않으면 입에 붙은 말을 종
승(宗乘)으로 오인하여 더더욱 멀게 된다.그러므로 진실한 도인은
순박함에 힘쓸 뿐,지견을 내지 않고 곧바로 알아차린다.그러나
이렇게 설명하는 것도 벌써 흙 위에 진흙을 수백 겹이나 더하는
격이니,나에게 석두스님의 본분소식을 되돌려주는 것만 못하다.
삼조(三祖)스님께서도 말하기를,“급히 상응하려느냐.다만 불
이(不二)라고 할 뿐이다”라고 하였는데,나 같으면 “불이(不二)라
해도 벌써 둘이 되어 버렸다”라고 하리라.참구하라.
조주스님이 노파를 감파해 버린 데 대해 총림에서는 천만 가지
로 의논하면서 수많은 견해를 짓는다.이야말로 저들 고인이 자유
로이 깨끗한 곳에 서서 그대들이 진흙구덩이 속에서 출몰하는 것
을 보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른다 하리라.
마조스님께서는 말하기를,“그대가 한입에 서강(西江)의 물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