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3 - 선림고경총서 - 30 - 원오심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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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오심요 上 133


            정신을 바짝 차려 반연의 티끌을 떨쳐 버리는 데 달려 있을 뿐이
            다.곧바로 가슴속을 말끔히 씻어 버려,가는 터럭이라도 남겨 두

            지 않아 철두철미하게 환히 비워서 고요해야 하니,빼어난 지식으
            로 알음알이를 짓는 것을 무엇보다 조심해야 한다.본래면목에 상
            응하게 되면 자연히 스스로 깨달아 완전히 안온한 경지를 얻을

            수 있을 터인데,어찌 종이 위에다 말로써 설명할 수 있는 것이겠
            느냐.스스로 착안해 보도록 하라.




               52.견도자(堅道者)에게 주는 글



               불조의 오묘한 도는 지름길이어서 오직 사람의 마음을 바로 가
            리켜서 견성성불(見性成佛)에 힘쓸 뿐이다.이 마음의 근원은 본래

            텅 비어서 고요하고 밝고 묘하여 애초부터 털끝만큼의 막힘도 없
            다.그러나 망상의 장애 때문에 가리움이 없는 자리에서 스스로

            물듦의 장애를 내,근본을 위배하고 지말을 좇으면서 생사윤회를
            부질없이 받는 것이다.그러나 만약 큰 근기를 갖추었다면 다시는
            밖에서 구하지 않고 자신이 서 있는 자리에서 씻은 듯이 홀로 깨

            닫는다.잘못된 깨침의 들뜬 가리움이 사라지고 나면 본래의 바른
            견해가 두렷하고 오묘하리라.이를 두고 마음이 그대로 부처[卽心

            卽佛]라고 말한다.이렇게 해서 한 번 얻고 나면 영원히 얻어 마
            치 통 밑이 빠진 듯 활연히 계합하여 한 법도 망정에 해당함이 없
            으리라.

               당체를 보아 순수하고 고요하여 수용(受用)함에 의심할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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