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6 - 선림고경총서 - 30 - 원오심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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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도인’이라 말한다.
이는 근본이 이미 밝아졌기 때문에 6근이 순수하고 고요하여
지혜와 이치가 모두 그윽해지고 경계와 마음[神]이 모두 회합하였
기 때문이다.그리하여 더 깊게 할 그 무엇도 없고 더 이상 오묘
하게 할 것도 없게 된다.나아가서는 실천하는 데 있어서도 스스
로 알아서 두루 융통하니,이를 두고 “자리에 앉아 옷을 입는다”
고 한다.
그리하여 이후로는 스스로 살펴서,결코 언구 속에서 살 길과
옛사람의 공안 사이에 매몰되거나 귀신의 굴속이나 검은 산 속에
서 살 궁리를 하지 않는다.오직 깨달아 들어가 깊이 증득하는 것
을 요점 삼으면 자연히 지극히 간단하고 쉬운 평상의 하릴없는
자리에 이르게 된다.그러나 결코 죽은 듯이 앉아서 도리어 하릴
없는 세계 속으로 떨어지지 말아야 한다.
그러므로 예로부터 작가선지식과 고덕들은 몽둥이질과 할을 행
하면서 종지를 세우고 부정과 긍정으로 밝히며,조(照)와 용(用),3
현3요(三玄三要)*,5위편정(五位偏正)*을 시설하고,준엄한 기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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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 번개 말아 올리듯 하고,말 이전의 격외도리로써 옆으로 끌고
바로 누르는 이 모든 일들이,오로지 천만 사람도 붙들어 둘 수
없는 당사자의 활발하고 당당함을 귀하게 여겼을 뿐이었다.그리
하여 향상의 종승이 있는 줄 알게 하여 끝내 지시 설명하여 사람
을 결코 구덩이에 매몰시켜 버리진 않았다.
*3현3요(三玄三要):임제스님의 현중현(玄中玄),구중현(句中玄),체중현(体中玄).
*5 위편정(五位偏正):동산스님의 5위군신을 말함.즉 군위(君位),신위(臣位),군시
신위(君視臣位),신향군위(臣向君位),군신합위(君臣合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