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4 - 선림고경총서 - 30 - 원오심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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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게 되면 하나를 알 때 모두를 알 것이다.나아가 “마음도 아니
고 부처도 아니다”는 말을 듣는다든지 혹은 자신에게 거슬리거나
맞거나 좋거나 싫은 경계에 직접 임하여도 한번 도장 찍으면 확
실히 찍히는데,무슨 너와 나,혹은 같으니 다르니 하는 갖가지
뒤섞인 지견이 있으랴.그러므로 옛사람은 한 기틀,한 경계,한마
디 말,한 번의 침묵에 성의를 다하여 진리에 들어가니 천만 가지
방법이 전혀 차이가 없었던 것이다.이를 비유하면 백천 갈래 다
르게 흘러 들어온 물이 큰 바다로 모이는 것과도 같다.그렇게 되
면 자연히 거처가 편안해지고 작용이 투철해져서,함이 없고 하릴
없어 배울 것이 없는 도인이 되리라.
하루종일 다른 마음을 내지 않고 다른 견해를 일으키지 않아,
때 되면 먹고 마시고 옷 입으면서 모든 경계와 인연에서 텅 비어
응결하지 않음이 없다.비록 천만 년이 지난다 해도 한 털끝만큼
도 변하지 않고 이 큰 선정에 처하니,어찌 불가사의한 큰 해탈이
아니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언제까지 끊임없이 안․밖․중간이나
유무나 더러움․깨끗함에 떨어지지 말고 당장에 쉬어 버려 부처
와 중생을 아무 차이 없이 똑같이 보아야만 비로소 안락한 경지
를 완전히 이룬 것이다.그대는 지금 이미 방향을 잡았으니 다만
그것을 오랫동안 길러 익혀야 한다.백 번 단련한 순금처럼 끊임
없이 단련해야 비로소 큰 법기를 이루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