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8 - 선림고경총서 - 30 - 원오심요(상)
P. 138

138


            넓고 넓은 가운데서도 잘 노력해야 한다.
               오조 노스님께서는 평소에 가장 민첩하고 빠른 길로 학인들을

            지도하였다.매번 제자들에게 법문할 때마다 “물 새는 조리니 물
            새지 않는 나무국자니 대승의 두레박줄이니 소승의 돈꾸러미니
            하고,혹은 얼굴을 마주하여서 서로 기봉을 드러낼 때는 어떻게

            건네주는가.전좌(典座)여,어떠한 것이 현묘한 종지인가?”하고
            말했다.벽 위에 돈을 걸어 놓고 학인들에게 말하였다.
               “그대들이 가령 이렇게 철저하게 안다면 그대로 참선을 끝내도

            되리라.”이른바 오직 이 하나의 사실만이 그대로 시뻘건 심장을
            굳게 덩어리지어서 한 실낱만큼도 가로막음이 없게 하는 것이다.
            만약 진실하게 참구하여 이 경지에 도달할 수 있으면 비로소 강

            종(綱宗)을 거머쥐고 정법안장을 전수할 수 있으리라.




               55.승선인(昇禪人)에게 주는 글



               참선의 요점은 한결같이 하는 데에 있으니,억지로 조작하지
            않고 다만 본분을 지켜야 한다.모름지기 발밑에 투철하게 깨달을

            곳이 있으니 본래면목을 분명하게 보아서 본지풍광을 밟아야만
            한다.애초부터 일상 행리처를 조금도 바꾸지 않고 속과 겉이 한

            결같아 자유롭게 생활한다.특별난 짓을 하지 않고 보통 사람과
            조금도 다를 것이 없으니,이런 사람을 두고 배울 것이 끊겨 함이
            없는,한가하고 고요한 도인이라고 부른다.

               그리하여 자신이 처한 곳에서 마음의 자취를 드러내지 않으니
   133   134   135   136   137   138   139   140   141   142   1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