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9 - 선림고경총서 - 30 - 원오심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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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오심요 上 159
잊고 밖으로는 가는 티끌마저도 끊어져서 안과 밖이 환하여 오직
한결같아야 하니,오직 하나의 진실뿐입니다.눈․귀․코․혀․
몸․의식과 색․소리․냄새․맛․촉감․법은 모두 그것에 의지
해서 건립된 것인데,그것은 능히 저 모든 인연을 훌쩍 벗어나 뛰
어넘게 됩니다.그러나 허다한 모든 인연들은 애초에 일정한 모습
이 없어서,오직 이 광명에 의지하여 모두 전변합니다.만약 이
한 덩이의 심전지(心田地)를 믿어 도달할 수만 있다면 하나를 깨
쳐 일체를 깨치며 하나를 밝혀 일체를 밝힙니다.그렇게 되면 곧
바로 하는 것마다 모두 철두철미하여 대해탈 금강의 바른 몸입니
다.
요컨대 우선 이 마음을 깨닫고 나서 그런 뒤에 모든 선행을 닦
아야만 합니다.듣지도 못하였습니까.시인 백낙천(白樂天)이 조과
(鳥窠)스님에게 물었습니다.
“도란 무엇입니까?”
조과스님은 말하였습니다.
“모든 악한 일은 하지 말고 뭇 착한 일을 받들어 행하라.”
“ 세 살 먹은 어린아이도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 세 살 먹은 아이가 말할 수는 있어도 팔십 늙은이도 행하진
못할 걸세.”
그러므로 응당 허물을 살펴서 눈과 발이 서로 의지하듯 닦아
나아가야 합니다.만약 모든 악한 일을 하지 않고 뭇 착한 일을
알뜰하게 닦으면,5계10선(五戒十善)만 잘 지킨 사람일지라도 생사
윤회에는 떨어지지 않습니다.그런데 하물며 먼저 밝고 묘한 진심
의 견고한 정체를 깨닫고 나서 힘에 따라 수행하는 경우에야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