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9 - 선림고경총서 - 30 - 원오심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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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오심요 上 29
이른바 불가사의를 깨침이 모두 한 뙈기 마음밭일 뿐이라고 한
것이니,더구나 수행을 쌓고 덕성을 지녀 좌우 어디서나 근원과
봉착하는 경우야 말해서 무엇 하겠습니까.금강보검을 거머쥐고
살활(殺活)의 주장자를 휘두르는 순간들이 모두 이 오묘함에서 나
오는 것입니다.말과 뜻을 벗어나는 격외도리는 천만 리라 해도
오히려 몸소 목격할 따름이니,부디 그렇게 되기를 바랍니다.
3.함께 부치는 글
예로부터 성현은 격량(格量)을 초월하여 걸출하였습니다.그들
은 대근기(大根器)를 심어 이 큰 인연을 홀로 깨치고 자비원력으
로 ‘바로 가리키는 도’를 폈습니다.만유가 한몸인 지극히 깊고 묘
한 이 일[一段事]은 단계를 세우지 않고 단박에 뛰어넘어 홀로 증
득하는 것입니다.
공겁(空劫)이전으로부터 담담히 요동하지 않고 뭇 생령의 뿌
리가 되며,고금을 통하여 사려가 끊겼으며 범부와 성인을 벗어났
고 알음알이[知見]를 뛰어넘었으며,애초부터 움직이지 않고 확연
히 드러난 채 살아 움직여,바로 지금 모든 유정(有情)과 무정(無
情)이 다 그것을 완전하게 갖추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석가모니 부처님이 탄생하시자마자 하늘과 땅을 가리
키며 크게 포효하여 대뜸 드러내 보이셨고,다음으로는 밝은 별을
보셨으며,마지막엔 꽃을 들어 보이신 것입니다.여기서는 그것을
알아차릴 바른 안목을 갖는 일이 가장 중요하니,그로부터 서천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