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4 - 선림고경총서 - 30 - 원오심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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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 나의 활발한 생활이다.오직 속은 비고 밖은 따라주면서 근
            본이 있는 자라야만 이럴 수 있다.

               선지식이 된 자는 자비와 부드러움으로 중생들을 잘 제도하되,
            평등하여 다툼이 없도록 처신해야 한다.상대방이 나쁜 마음을 먹
            고 내게 욕하거나 이치에 맞지 않게 내게 관여해 오고 헐뜯고 욕

            되게 하는 경우에는,다만 뒤로 물러나 스스로를 비추어 보아야
            한다.자기에게 잘못이 없으면 일체를 따지지 말며,생각을 움직
            여 성내거나 원망하지도 말아라.그저 그 자리에 눌러앉아 애초에

            듣지도 보지도 않은 것처럼 해야 한다.시간이 흘러가면 마군의
            재앙은 저절로 없어진다.만약 그들과 시비를 한다면 나쁜 소리가
            서로 나오게 마련인데,어찌 끝날 기약이 있으랴.또 자기의 역량

            을 드러내지 말지니,세속의 무리들과 무엇이 다르랴.부디 힘써
            행하라.그러면 생각생각 자연히 다스려질 것이다.

               백추와 불자를 쳐서 인간과 천상을 일깨워 주고 생사를 투철히
            벗어나게 함이 어찌 작은 인연이랴.화애로운 얼굴과 부드러운 말
            로 근기에 맞게 제접 인도하며,그들의 동기를 살펴서 판단해 주

            고,그가 있는 곳을 시험하며 치우침을 바로잡고 집착을 떨어 주
            어야 한다.단도직입적으로 드러내 주어서,불성을 보게 하여 푹

            쉬어버린[休歇]안락한 곳에 도달하게 해야 한다.이른바 못과 쐐
            기를 뽑고 끈끈함을 없애고 결박을 풀어준다고 하는 것이다.부디
            실다운 법이라고 하면서 학인을 묶어 놓아서,이처럼 머무르고 이

            처럼 집착케 해서는 안 된다.그들로 하여금 다른 사람들로부터
            휘둘려 전도되지 않게 하라.그것은 독약이다.그들에게 그것을
            먹게 하면 일생을 한쪽만 보고 속아서 잘못될 것이니,무슨 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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